제8편 · 사례 7개
가정과 선생님
미디어, 부부 갈등, 이혼 뒤 대화부터 선생님에게 서운한 마음까지 가정과 원 사이의 상담을 모았습니다.
게시
HTML 파일로 저장됩니다회원만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부모상담은 아이 이야기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맞벌이로 바쁜 하루, 부부 싸움 뒤의 걱정, 이혼 뒤 아이에게 할 말, 스마트폰과의 씨름, 그리고 때로는 선생님에게 서운했던 마음과 원에 대한 소문까지 — 가정의 사정과 원과의 관계가 함께 들어옵니다.
이 편에는 가정과 원 사이에서 부모님이 물은 상담 일곱 가지와 선생님의 답을 실었습니다.
편 해설
가정의 사정이 담긴 질문 앞에서 선생님들은 아이 쪽에서 바라본 답을 건넵니다. 부부가 다투는 모습, 만나지 못하게 된 아빠, 손에서 놓지 않는 스마트폰 — 이 편의 답들은 「아이가 무엇을 느낄까」를 함께 짚습니다.
원과의 관계에 관한 질문에는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그리고 문을 열어 두고 답합니다. 서운하다는 말을 들으면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셨는지 묻고, 소문을 걱정하는 부모님께는 직접 와서 보고 이야기 나누자고 청합니다.
이 편의 답은 원장님과 선생님에게도 참고가 됩니다. 소문을 걱정하는 부모님께 선생님은 운영위원회, 가정통신문, 상담, 열린 어린이집의 날처럼 원이 열어 둔 소통 통로를 알려 드립니다.
상담 사례
TV 시청이 아이에게 무조건 안 좋은 건가요?
만 0세
부모님
아이에게 TV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어요.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막연히 안 좋다고만 하는데, 논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인지요. 저는 오감을 깨우는 한 부분으로 시간 조절만 한다면 아이에게 좋은 영향(소리, 움직임, 색깔 등)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 조언을 구합니다.
담임 선생님
이곳저곳에서 TV가 막연하게 안 좋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안 좋은지 명확히 말해 주는 곳이 아직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영아기의 발달입니다. 특히 24개월 이전에는 엄마와의 애착 형성이 평생 살아가는 뿌리가 될 만큼 매우 중요합니다. 애착이란 친밀감과 신뢰감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24개월 이전에는 사람과 주고받는 경험이 특히 중요한데, 미디어는 사람과의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자극이라 이 시기에 오래 노출되면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미디어에 노출된 아이들은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 몸을 움직일 기회도 줄어듭니다. 마음의 면에서도 사람과 소통하며 정서, 기억, 생각이 서로 어우러져야 하는데 미디어는 일방적이라 그런 주고받음이 줄어듭니다. 정말 TV나 비디오를 보여 주고 싶으시다면 최소한 24개월 이후부터 하루 20분 정도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달이 걱정되면 소아과나 발달 전문가와 상의해 보세요.
맞벌이 부부 육아에 고민이 많습니다
만 1세
부모님
이유식을 많이 거부해서 12개월쯤 어른 밥을 좀 질게 해서 주었습니다. 맞벌이 가정이고 애착 형성 시기라 퇴근 후에는 웬만하면 다른 건 안 하고 거의 아이와 함께 놀아 줍니다. 15개월이 지났고 몸무게도 적게 나가고, 입도 짧고, 간식에 크게 관심도 없고 아직 스스로 걷지 못하고 있어요. 혼자 일어설 수는 있습니다. 지금 제가 육아를 잘하고 있는 건지, 저희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담임 선생님
퇴근 뒤에도 무엇보다 먼저 아이와 상호작용하시며 키우고 계시는군요. 아이의 영양도 꼼꼼하게 챙기고 계십니다.
15개월인데 아직 잘 걷지 못한다고 하셨는데, 아이마다 발달 속도는 다를 수 있으니 준비될 때까지 잘 기다려 주시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의 성장 발달 정도는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확인해 보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지금은 애착 형성에 힘을 모아야 하는 시기이니, 아이를 관찰하고 무언가를 요구할 때 민감하게 알아차려 바로 채워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아빠와의 놀이도 더 필요한 시기입니다. 몸으로 하는 놀이, 아빠와 함께 목욕하며 놀기, 책 읽어 주기처럼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과 활동을 마련해 주세요. 두 분이 잘 의논하셔서 이 시기에 가장 좋은 양육을 해 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 앞에서 부부 싸움을 했어요
만 1세
부모님
아이 훈육에 대한 생각 차이로 부부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힘들고 걱정이 돼요. 저는 낙천적인 편인데 남편은 예민한 성향이 좀 있어서 더 그럴 때가 있어요. 아이 앞에서 큰 소리로 싸웠는데 00이가 조금 놀란 것 같아요.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져 주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담임 선생님
아이가 있는 데서 부부 싸움을 하거나 언성을 높이는 것은 꼭 삼가셔야 합니다. 부부가 싸우는 것을 아이가 보게 되면 두려움과 불안, 공포심이 생기면서 이상 행동을 보일 수 있고, 자존감, 배우려는 의욕, 친구 관계, 사회성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아이 앞에서 언성을 높이거나 싸우지 말고 아이를 재워 놓고 소리를 낮춰 대화로 풀어 가시기 바랍니다. 부부 갈등을 풀려면 서로 주고받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적극적으로 듣기, 공감하기, 나 전달법으로 말하기, 대안 찾기, 피드백 나누기 같은 대화의 기술을 잘 쓰려면 연습이 필요하고 중재자의 도움도 필요합니다.
두 분이 함께 부부 상담을 받아 보시기도 하고, 효율적인 대화로 앞으로 생길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 갈 힘을 갖추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집착이 심해졌어요
만 3세
부모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찾고, 하원 후에도 집에서 오로지 스마트폰에 관심이 가 있습니다. 아침엔 제가 출근 준비 때문에 같이 놀아 줄 여유가 없기도 하고, 스마트폰보다는 그래도 TV가 조금은 나을 것 같아서 TV로 애니메이션을 보여 주는 편입니다. 그리고 어린이집 하원하고 집에 온 뒤에도 스마트폰을 찾습니다. 집에 있기 심심해하는 것 같아서 일부러 놀이터도 들렀다 오고 공원도 가는데, 집에 오면 장난감 갖고 노는 시간은 얼마 안 되고 오로지 스마트폰에만 관심을 가지네요.
담임 선생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태블릿 PC는 없애시고, 아이가 보는 앞에서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시면 됩니다. 집에 들어오면 손이 닿지 않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 두고, 그건 엄마 것이고 네가 쓰는 물건이 아니라고 엄하게 말하며 절대 주지 않아야 합니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는 통화 말고는 스마트폰을 쓰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 주세요.
당장은 난리가 나서 힘들겠지만 그런 상황은 며칠이면 없어집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빨리 달라진 환경에 적응할 뿐 아니라, 24~36개월은 스스로를 조금씩 조절하도록 연습하는 시기입니다. 사실 이런 문제가 생긴 가장 큰 원인은 부모님들에게 있습니다.
TV까지 막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므로, TV는 보여 주되 아이가 측정할 수 있는 기준에 따라 약속을 정하세요. 그리고 엄마가 지킬 수 있는 약속이어야 합니다. 아이가 떼를 써도 한번 한 약속은 끝까지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선생님, 섭섭합니다
만 3세
부모님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세심하고 사랑으로 봐 주시지 않는 것 같아 조금 섭섭합니다. 00이는 선생님이 좋다고 하는데, 제 기분에는 선생님이 00이에게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우리 아이만 봐 달라고 할 수 없음을 잘 알지만, 우리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는 듯해서 방학 때 쉬면서 제가 더 많이 사랑해 주려고요.
담임 선생님
00 부모님, 저는 물론 다른 선생님들도 00이를 많이 사랑하고 세심히 관찰하고 있는데 그리 느끼셨다니 사실 많이 놀랐습니다. 서운하시다는 말을 들으니 저도 마음이 편치는 않네요.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셨는지 사실 많이 궁금하답니다. 원의 선생님들 모두 아이들이 스스로 활동에 참여하도록 기회를 주고 계십니다.
00이를 사랑하지 않다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절대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기를 사랑하는지는 아이들이 제일 먼저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늘 최선을 다해 사랑해도 부모님들의 기대를 모두 채울 수는 없겠지요. 방학 동안 가정에서 00이와 즐거운 추억 쌓으시고, 원에서 이어지는 배움의 기회도 함께 맞이할 수 있도록 참여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혼 뒤 아이에게 어떻게 알려 줘야 할까요?
만 4세
부모님
아이 아빠의 사정으로 이혼을 한 상태입니다. 아이가 최근 들어 아빠를 많이 찾기 시작했어요. 이런저런 설명으로 넘어갔었는데, 아무나 붙잡고 아빠가 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아빠가 없어 슬프다는 얘기를 하고 다니는 걸 가만히 둘 수도 없고, 너무 걱정되고 고민됩니다.
담임 선생님
아이가 아빠를 찾고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아빠라는 말을 접하게 되니 자기도 아빠 이야기를 더 자랑하고 싶을 것입니다.
아이가 앞으로 아빠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사실대로 이야기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빠에게 사정이 있어 헤어지게 되었고 앞으로는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아이 나이에 맞는 말로 사실대로 말해 주는 것이, 아이 마음에 괜한 기대나 희망을 키우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야기하실 때 주의하실 점은, 아빠를 보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 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에게는 엄마만큼 아빠도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원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들었어요
만 5세
부모님
맘 카페 글에서 원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사실이 아닌 걸 알지만, 맘 카페에 올라오는 비방 글을 보면 사실 의심이 됩니다.
담임 선생님
맘 카페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놀랍기도 하고 걱정도 되어 상담해 주신 점에 감사드립니다. 맘 카페는 좋은 면으로는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곳이지만, 양날의 검처럼 정보의 양만으로 판단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거나,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면서 인신공격을 해 사회적 · 심리적 · 경제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모님도 잘 알고 계신 것처럼 원에서는 부모님들과 벽 없이 소통하고자 운영위원회, 가정통신문, 상담, 전화 상담, 열린 어린이집의 날 등으로 적극적으로 원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글로 마음 상하지 마시고, 직접 원으로 오셔서 상담으로 궁금한 점을 풀어 주시기 바랍니다.
정리
아이 쪽에서 바라본 답
부부 싸움, 이혼, 미디어처럼 가정의 사정이 담긴 질문에는 아이가 무엇을 느낄지를 함께 짚어 답합니다. 사실은 아이가 알아들을 말로 솔직하게 전하고, 아이의 그리움과 불안은 그대로 받아 줍니다.
서운함과 소문에는 열린 문
서운하다는 부모님께는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셨는지 묻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걱정하는 부모님께는 직접 원에 오셔서 상담으로 궁금한 점을 풀자고 청합니다.
부모상담 바이블((주)펨포 펴냄)에서 상담 사례를 골라 옮기고 다듬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