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원일기 · 5화

「나 이제 안 갈래」 — 친구와 틀어진 뒤 문 앞에 멈춰 선 지아

「지아는 이제 빠져」 한마디에 무너진 하루. 선생님은 화해 대신 그림 한 장과 꽃밭 당번으로 두 아이의 자리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게시

회차
5화
아이 나이
만 5세
계절
초여름(6월)

「나 이제 거기 안 갈래」 — 6월 어느 저녁의 한마디

6월 초, 만 5세반 지아는 저녁밥을 먹다 숟가락을 내려놓고 말했습니다. 「나 이제 유치원 안 갈래.」 다음 날 아침에는 옷을 입지 않겠다고 버텼고, 겨우 현관까지 와서도 교실 문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울지는 않았습니다. 입을 꾹 다문 채 교실 안 한쪽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담임 현우 선생님은 지아의 시선이 닿은 곳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블록 영역, 그리고 지아와 늘 붙어 다니던 예린이가 있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 갑작스러운 거부에는 대개 「무엇」이 있습니다

잘 다니던 아이가 갑자기 등원을 거부할 때, 친구와의 마찰이 이유인 경우가 흔합니다. 특정 친구를 피하려 하거나, 원 전체가 싫다고 말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만 5세쯤이면 「친구」가 하루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친구 하나와 틀어진 일이 원 전체가 싫은 일로 번지기 쉽습니다.

현우 선생님은 그 전날 블록 영역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습니다. 지아와 예린이가 함께 짓던 성을 다른 친구들이 함께 하자며 끼어들었고, 예린이가 「지아는 이제 빠져」 하고 말한 것이었습니다. 어른 눈에는 금세 지나간 다툼이었지만 지아에게는 하루를 통째로 무너뜨린 말이었습니다.

원에서 해 본 것 — 마음을 먼저 듣고, 함께할 자리를 다시 만들기

  • 첫 주 — 현우 선생님은 화해부터 시키지 않았습니다. 자유놀이 시간에 지아와 둘이 앉아 그날 일을 그림으로 그려 보게 했습니다. 지아는 성 밖에 혼자 서 있는 사람을 그렸습니다. 「그때 많이 서운했구나.」 선생님은 그 말만 했습니다.
  • 둘째 주 — 예린이와도 따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예린이도 놀이가 커지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했습니다. 누구를 혼내는 대신, 반 전체와 「같이 놀다가 빠지라고 하면 어떤 마음일까」를 그림책으로 이야기했습니다.
  • 셋째 주 무렵 — 모둠 활동에서 지아와 예린이를 같은 「꽃밭 당번」으로 묶었습니다. 둘은 처음엔 물뿌리개를 따로 들었지만, 사흘째에는 누가 더 많이 물을 줬는지 세며 웃고 있었습니다.

그림책으로 마음을 나누고 함께 맡을 역할을 주는 것은 현장에서 흔히 쓰는 방법입니다. 아이 사이의 일을 어른이 대신 풀어 주기보다, 다시 같이 있을 자리를 마련해 주는 쪽을 택했습니다.

집과 함께 한 것 — 「왜 안 가」 대신 「무슨 일 있었어」

엄마와는 전화로 먼저 그날 일을 나눴습니다. 엄마는 이유를 몰라 「그래도 가야지」만 되풀이했다고 했습니다.

  1. 원에 가기 싫다고 할 때 설득보다 「무슨 일 있었어?」로 먼저 물어 주기.
  2. 친구 이야기를 하면 누가 잘못했는지 가리기보다 지아의 마음을 말로 받아 주기.
  3. 집에서 들은 이야기를 원에 알려 주기. 원에서 본 것과 집에서 들은 것을 맞춰 보면 아이 마음이 더 잘 보입니다.

그 주 내내 엄마와 선생님은 하원 때 짧게 소식을 주고받았습니다. 「오늘은 예린이 이야기를 안 했어요」 같은 작은 소식도 서로에게 단서가 되었습니다.

몇 주 뒤, 문 앞에서 친구를 기다린 아침

몇 주쯤 지난 아침, 지아는 교실 문 앞에서 다시 멈춰 섰습니다. 이번에는 예린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둘은 손을 잡고 화단으로 먼저 뛰어갔습니다.

그 뒤로도 둘은 몇 번 더 다퉜습니다. 다만 지아가 다시 「안 갈래」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서운한 일이 생겨도 선생님에게 말하면 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리

원에서 해 볼 수 있는 것

  • 갑작스러운 거부가 시작되면 최근 며칠의 또래 관계부터 살피기
  • 화해를 서두르지 말고 아이 마음을 먼저 듣기
  • 함께 맡는 역할로 다시 같이 있을 자리 만들기

집과 나눌 말

  • 「‘왜 안 가’보다 ‘무슨 일 있었어’로 물어봐 주세요.」
  • 「집에서 들으신 친구 이야기를 저희에게도 나눠 주세요.」

이럴 땐 전문가와 함께

  • 특정 친구만이 아니라 또래 전체를 계속 피하고 혼자 지내려 할 때
  • 거부가 길어지며 잠, 식사 등 생활 전반이 흔들릴 때

이 이야기는 여러 현장의 모습을 바탕으로 다시 꾸민 것으로, 등장하는 아이와 선생님은 실제 인물이 아닙니다.

근거가 된 자료

이야기 속 설명과 「정리」는 아래 자료를 참고해 썼습니다. 각 자료의 저작권은 발행처에 있습니다.

  1. 하이닥

    어린이집 등원을 갑자기 거부하는 이유는?

    https://news.hi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851